학문의 진보(대우고전총서004)

ebook

By 프란시스 베이컨

cover image of 학문의 진보(대우고전총서004)

Sign up to save your library

With an OverDrive account, you can save your favorite libraries for at-a-glance information about availability. Find out more about OverDrive accounts.

   Not today
Libby_app_icon.svg

Find this title in Libby, the library reading app by OverDrive.

app-store-button-en.svg play-store-badge-en.svg
LibbyDevices.png

Search for a digital library with this title

Title found at these libraries:

Loading...

『학문의 진보』는 베이컨의 방대한 유작 가운데 유일한 완성품이자, 그의 전 체계의 밑그림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의 체계는 위대한 부흥이라는 한 구절로 요약된다. 본성이 타락하여 낙원에서 추방된 인간, 황폐해진 땅에서 이마의 땀을 흘려야만 근근이 살아갈 수 있게 된 인간, 아무리 땀흘려 노력해도 원죄로 일그러진 본성과 거친 자연을 벗어날 수 없는 인간, 그래서 운명의 수레바퀴가 이끄는 대로 끌려갈 수 밖에 없는 인간. 이같은 원초적 굴레로부터 벗어나려는 원대한 계획이 바로 위대한 부흥이다. 물론, 인간 본성과 자연을 아무 노력없이 에덴의 상태로 되돌리겠다는 생각은, 헛된 꿈일 뿐만 아니라 원죄를 부인하는 불경이다. 이마의 땀은 가장 근원적인 인간 조건으로 남아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제 인류가 땀흘려야 할 곳은 시지포스의 신이 아니라, 헤라클레스의 두 기둥을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이다. 지식은 인류를 그 유한성으로부터 끌어내어 망망대해로 향하게 해 줄 구원의 범선이다. 인류는 인간 본성과 자연에 대한 지식에 힘입어 세계, 즉 사회와 자연에 대한 통찰력을 높여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아는 것은 힘이다. 지식과 통제력의 동시적인 확장은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을 때까지 계속된다. 이것은 서구 세계의 진보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형성한 개념인 바, 이 개념을 붙들고 있는 한 우리는 여전히 베이컨의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학문의 진보(대우고전총서004)